북한이야기

우리는 북한에서 태어난것을 저주해요! (4회)

M 보리보리 0 927 2016.04.21 01:27

우리는 북한에서 태어난것을 저주해요! (4회)


-가재도구 팔고 중국으로 떠나다


그리고 며칠 있다가 할아버지는 누가 텔레비를 사겠다는 사람이 있다면서 내가 그렇게 아끼고 좋아하던 흑백 텔레비를 천에 싸가지고 어디로 나갔다 . 상황이 이렇게 되니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이렇게 우리는 모든 물건을 팔아가지고 얼마간의 돈을 모았다. 할머니는 돈을 다 모으고도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드디어 집을 나서는 날이 왔다. 우리는 얼마간의 도중식사를 짐 안에 넣고, 가는 도중 필요한 물건들도 짐 안에다 넣었다. 최대한으로 짐을 없앴다. 짐들을 다 없애고 보니 짐은 할아버지가 지고 나는 도중식사를 가방에 넣고 어깨에 메었다. 할머니는 윤미를 업었다.


다음 무엇을 잃어버렸는가 두리번거리고 보니 사진들이 있었다. 그 안에는 돌아가신 엄마의 사진과 우리 가족의 사진이 몇장 있었다. 나는 이것을 주워 짐 안에 넣을까 하다가 너무 자리가 없이 빼곡히 차 있어 갈때 주머니 안에 넣어 가지고 가려고 생각했다.


드디어 아침 해가 조금 떠오르자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였다. 할머니는 이걸 듣고 『야! 철이야, 누구도 모르게 빨리 마을을 빠져 나가야 한다. 만약 들키면 우린 죽는다. 그러니 너는 할아버지와 소연이를 데리고 빨리 나가야 한다』 하고 나에게 말하는 것이었다.


이때 작은아버지와 작은어머니, 그리고 사촌동생들이 들어왔다. 그들은 작은 소리로 울며 우리와 작별인사를 하였다. 우리는 시간이 급하기 때문에 빨리 나가야 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도 울며 『만약 살아 남으면 언제든 꼭 만날 수 있을거다』하고 말하였다. 이 소리를 들은 나는 대단히 슬픈감을 느꼈다. 나와 소연이 그리고 할아버지는 부랴부랴 짐을 지고 작은아버지네하고 포옹을 한 다음 빠른 걸음으로 집을 나왔다.


할머니는 집에서 뭐하는지 조금 있다 나오겠다고 하였다. 만약 모두 같이 나오면 알아볼까봐 따로따로 나온 것이다. 우리 셋은 머리도 들지 않고 할머니와 만나기로 한 장소로 빠른 걸음으로 거의 뛰다시피 빨리 갔다. 우리는 약속 장소에 머물러 할머니가 오기를 기다렸다.


할머니를 기다리는 동안 우리는 낯이 익은 땅을 다시 한번 바라보았다. 물론 고생도 많이 했지만 그래도 정든 땅이었다. 한참 우리가 산을 바라보고 있는데 할머니가 윤미를 업고 오는 모습이 보였다. 할머니는 우리를 보자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그리고는 조금도 쉬지 않고 기차 역전으로 나갔다. 나갈때도 아는 사람이 있을까 앞뒤로 나누어 갔다.


기차 역전에 도착해서 우리는 좀 기다리다가 삼봉까지 가는 기차를 탔다. 그런데 기차에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앉지도 못하고 서서 갔다. 원래 삼봉 까지 가는 데 4~5시간 걸리는데 차가 얼마나 늦게 가고 연착되는지 열 몇 시간을 갔다.


-두만강을 건너다


우리가 삼봉에 도착한 것은 깊은 밤이었다. 사람 소리는 하나도 안 들리고 개구리 우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할머니는 우리를 데리고 어느 한 집으로 갔다.


집 주인은 할머니를 아는지 아니면 미리 약속했는지 따뜻하게 맞아 주었다 . 우리는 그 집에서 죽을 대충 먹고 집 주인이 깔아주는 잠자리에 누웠다. 잠자리에 눕자마자 소연이와 윤미는 잠에 곯아떨어졌다.


그러나 나는 도저히 잠들 수가 없었다. 그래서 집에서 떠나오던 것부터 곰 곰 생각해 보았다. 그런데 이때 생각나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내가 가져 오려고 놓아두었던 사진을 너무 바쁘게 떠나오다 보니 잊어버리고 가져오지 못한 것이었다.


특별히 두고 온 사진 중에는 엄마의 사진이 들어 있었다. 나는 갑자기 머리가 띵했다. 엄마의 제사때는 사진이 없어서 어떻게 제사를 지내겠는가 하는 것이 제일 먼저 머리에 떠올랐고 엄마가 보고 싶을 때면 그 사진을 보려고 했는데 가져오지 못했으니 어떻게 하면 좋단 말인가!


나는 내가 미워서 한동안 울음을 터뜨렸다. 그러나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다음날 할머니는 우리를 남겨두고 혼자 어디를 나갔다. 할머니는 그 뒤에도 나갔다가 깊은 밤에 들어오곤 하였다.


이렇게 우리는 그 집에서 며칠 지냈다. 그러던 어느날 오후 할머니는 우리를 데리고 어느 마을의 한 집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알고 보니 이 집은 할머니와 연계하는 집이었다.


우리는 이때까지 우리가 어떻게 해서 중국으로 가는지 몰랐다. 그저 여하튼 중국으로 간다는 것만 알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이때 할머니와 이 집 주인이 말하는 걸 들었다. 알고 보니 이 집 주 인이 우리가 중국으로 넘어가는 걸 도와 주는 집이었다. 우리는「두만강」을 넘어간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이 집에서 또 하루를 보냈다. 다음날 오후 우리는 점심을 대충 먹고 집 주인을 따라 어디로 갔다. 가는 도중에 총을 메고 줄서서 가는 군대들 도 많이 보았다. 집 주인은 우리를 데리고 계속 가다가 어느 철길 옆에서 머물렀다.


집주인은 우리에게 『이제 강을 넘어갈 때 소리를 치거나 떨어지지 말아야 합니다. 꼭 손을 잡고 건너가야 합니다. 그리고 저 건너편에 도착하여서는 머물러 있지 말고 빨리 뛰어 산 속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그러지 않다간 중국 변방대한테 잡히고 맙니다. 그러니 주의하십시오』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우리를 보고 빨리 건너가라는 것이었다. 나는 그때까지 너무 긴장해 서 그러는지 강이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숲을 헤치고 보니 정말 앞에는 큰 강이 흐르고 있었다. 나는 이때 정말로 놀랐다.


할아버지는 소연이를 업고 할머니는 윤미를 업고, 나는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강에 들어섰다. 강에 들어서자마자 강물이 얼마나 찬지 뼛속 까지 추위가 스며들었다.


이때는 겨울이 시작된 11월 말이었기 때문이다. 강 중간쯤 들어서니 물 높이는 내 배까지 찼고 몸이 당장 얼어떨어질 것처럼 찼다.


나는 너무 긴장하여 추운 것도 아랑곳 하지 않고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손을 꼭 잡고 용감히 건너편 강둑을 향해 걸어갔다. 소연이와 윤미도 발이 절반 쯤 물에 잠기었으나 소리 하나 내지 않았다.


그때 상황이 그렇게도 긴장했던 것이다. 우리는 한걸음 한걸음 뒤도 돌아보 지 않고 걸어갔다. 거의 강둑에 도착하려고 할 때 별안간 물이 깊어지면서 내 배까지 차던 물이 갑자기 목까지 올라왔다.


나는 이때 너무 놀라 막 소리를 지르려고 하였다. 그러다가 자신을 억누르고 『억!』하고 약간의 소리를 질렀다. 우리는 강둑에 도착해 내가 먼저 올라가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끌어올렸다.


할아버지는 너무 지쳐 완전히 맥을 쓰지 못하며 비틀비틀하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내가 손을 잡고 끌어올려서야 겨우 올라왔다.
 

철이야, 아버지가 이제 여기로 온다』

 

우리는 다 올라와서 한숨도 쉬지 않고 할머니를 따라 강둑을 넘어 앞으로 향하였다. 그리고 나무가 무성하고 사람이 보이지 않는 곳에 머물러 잠깐 앉았다. 우리는 여기서 옷을 다 갈아입었다. 나와 소연이, 그리고 윤미는 너무 추워 오돌오돌 떨며 앉아 있었다. 우리는 여기서 날이 새까맣게 질때 까지 기다렸다.


드디어 날이 어두워 사람이 잘 보이지 않자 우리는 할머니를 따라 전진해 나갔다. 완전히 엎드려 기어가는 우리의 모습은 쥐가 무엇을 도적질하러 가는 모습과 같았다. 가다가 사람 인기척이 나거나 불빛이 보이면 엎드리곤 하는데 이 모습은 완전히 敵後(적후)에 나가는 정찰병들이었다. 우리는 이렇게 캄캄한 밤에 할머니의 인솔에 따라 겨우 어느 마을 어귀에 도착하였다. 길은 얼마나 까다로운지 꼬불꼬불 오솔길이었다. 할머니가 지원을 받곤 하던 먼 친척집에 도착하였다. 집안으로 들어가자 친척들은 대단히 반가워하였다.


우리는 도착하자 먼저 차려주는 밥부터 먹었다. 이밥을 가득 담고 먹음직스러운 반찬들은 보기만 해도 살 것 같았다. 배가 굉장히 고픈데다가 꿈에서 보았던 음식들을 먹으니 저절로 슬슬 넘어갔고 맛이 있기도 하지만 딱 꿈만 같았다. 그리고 여기서는 매끼 이렇게 먹는다는 소리를 들으니 이제부터는 이밥을 먹게 되었구나 하는 생각에 대단히 기뻤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소연이와 윤미도 너무 좋아 게걸스레 밥을 먹었다. 우리는 그 집에서 주는 중국 옷들로 모두 갈아입었다. 중국옷들은 얼마나 멋있고 좋은지 나는 그때 그 옷을 입고 계속 거울만 바라보았다. 마치 지옥에서 천국으로 올라온 것과 같았다. 우리는 이날 밤을 그 집에서 지냈다. 다음날 아침이 되자 우리는 또 맛있는 이밥을 먹고 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이때였다. 할머니가 내 곁으로 다가오더니 『철이야, 아버지가 이제 여기 로 온다』라고 뜻밖의 말을 하는 것이었다.


나는 너무 뜻밖이어서 내 귀를 의심하였다. 그리고 믿어지지 않아 『할머니 거짓말하지 마세요. 아버지가 어디에 있다구 여기서 만납니까?』하고 비웃었다.


할머니는 얼굴에 웃음을 띄우며 『믿어지지 않겠지. 그럼 기다려 봐라』하고 말하는 것이었다. 나는 이 말을 듣고 혹시나 해서 기다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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